[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 영종뉴스
  • 승인 2021.02.14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 2월 14일 연중 제6주일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요즘 세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팝 스타를 꼽으라 하면 당연히 BTS라고 말할 것입니다. 요즘 젊은 층만 아니라 중년의 자매님들도 BTS 노래를 많이 좋아하고, ‘아미’라는 BTS 팬클럽에 가입한 분들도 보았습니다. ‘나이 먹은 사람은 트로트’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폭넓은 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저는 BTS의 멤버가 몇 명이고 누구인지 모르고, 두세 개의 노래 제목 외에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대신 BTS와 이따금씩 비교되는 그룹 비틀즈의 노래는 많이 들으며 자라서 익숙한 편이며, 쉬운 노래는 가끔 악기로 연주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대단한 그룹 비틀즈의 멤버 존 레넌, 폴 메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는 전부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했다고 합니다. 폴 메카트니의 어머니는 그가 열네 살에 암으로 돌아가셨고, 링고 스타는 여섯 살에 걸린 병 때문에 학교를 거의 다니지 못했다고 하며, 조지 해리슨은 어릴 때 집안이 가난했었다고 합니다. 존 레넌도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는 가족을 버렸고, 낙심한 어머니는 어린 존을 이모 집에 맡겼는데, 이 어머니 또한 존이 열여섯 살 되던 해에 타지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존의 학창 시절은 엉망이었다고 합니다. 친구와 싸우고 수업 시간에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일상이었던 듯, 담임 교사가 쓴 그의 생활기록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을 해도 실패할 것이다.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의 시간까지 낭비하게 만든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이모집에 가끔 들러 존을 보고 갔는데, 어느 날 존에게 기타를 선물로 주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존은 기타에 빠져 살았고, 이모도 존이 기타 치는 것을 응원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 기타에만 빠져 사는 존을 보고 때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기타만 쳐서는 절대 큰돈을 벌 수 없단다.”
  훗날 존이 세계적인 팝스타로 성공을 거둔 후, 이모가 한 말을 금박으로 새겨 넣은 기념패를 이모에게 선물했다고 합니다. 이모의 잔소리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시도해봤는데, 안 된다. 그만 포기해!”
  복음에 나온 나병환자는 병을 고치고 싶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시도해보았겠습니까? 병 중에서도 가장 멸시받았던,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집니다만, 병에서 해방되려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겠습니까? 그럼에도 고쳐지지 않았다면, 흔한 우리는 그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을 것입니다. ‘이제 그만해. 그 돈과 그 노력 아껴서 그냥 편히 살아!’ 그럼 그는 아무리 유명한 의사가 와도 아무리 대단한 예언자가 와도, 더 이상 청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께 왔고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나병은 ‘닿는 즉시 부정하게 되는’ 병이었으니, 사람들은 그와 닿으려고만 해도 깜짝 놀라 도망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몸에 손을 대셨고 말씀으로 그를 치유해 주셨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좀 특이한 면이 있습니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 하면 ‘빨리빨리’라고 말할 정도로 성격이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인데, ‘만에 하나’라고 하면 ‘아예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거나 혹은 정말로 만 번째가 되어서야 일어날 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도 ‘만에 하나 걸릴까’ 하며 음주 운전을 하고, ‘만에 하나 걸릴까’ 하고 무단횡단을 하고, ‘만에 하나 걸릴까’ 하며 탈세도 합니다. 불확실한 이런 것들은 하지 말고, ‘예수님께 청하는 일’과 ‘하는 것 자체가 은총인 봉사’처럼 확실한 것에 서슴없이 나서야 하는데, 왜 이렇게 반대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 저의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그러지 않았으면 합니다. 많은 신부님이 ‘양 신부, 열심히 해봤지 신자들 안 변해! 너무 열심히 하지 마, 너무 힘 빼지 마!’하고 조언합니다. 그분들의 삶 안에 ‘그럴 만한 이유가 또 경험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저는 신자분들이 하느님과 가까워지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물론 그것이 ‘제가 있을 때 제 앞에서’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열매는 하느님께서 맺으시고 거두시겠지요. ‘주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저희를 변화시키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가 변할 것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시는데, 어떻게 우리가 마음대로 안 된다고 말합니까? 하느님께서 희망을 놓지 않으시는데, 어찌 우리가 감히 마음대로 희망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까? 저는 여러분이 ‘이 변화’를 원하도록 준비시키고자 할 뿐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다 안 되었다고 해서’, 제가 이 희망을 버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신자 여러분, 희망을 가지십시오. 여러분이 하느님께 가지는 희망은 이 세상 무엇보다 확실한 것입니다. 과학보다 더 확실한 분이 하느님이기 때문입니다. 최고로 확실한 분께 둔 희망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그분께 희망을 두는 사람은 ‘나병이 치유된 것처럼 깨끗해질 것이고’, ‘아무도 약해지지 않을 것(1마카 2,18)’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