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5월 20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5월 20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 우경원 기자
  • 승인 2020.05.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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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점집이나 작명소에 다녀오신, 우리 자랑스러운 천주교 신자들이 많습니다. 불안하거나 궁금할 때에는 기도보다는 점집에도 가고, 본인 세례명의 성인은 어떤 분인지도 잘 모르면서 애들 이름은 돈 받고 이름지어주는 곳에 가서 잘 지어주어야 하겠지요?

  “JHS” 이런 글자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아마 보셨을 테지만 관심을 가진 분만 기억을 하시겠지요. 사제들이 입는 제의에, 제대나 독서대에, 성작받침 같은 젼례용품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글자입니다. “Jesus Hominum Salvator” “예수님이 인간의 구원자”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세 글자의 조합을 고안해 낸 분이 바로 오늘 기념하는 시에나의 베르나르디노 성인이라고 합니다.

  베르나르디노는 1380년, 꽤 괜찮은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안타깝게도 어머니를 세 살 때에 여의고 다시 3년 뒤에 아버지마저 여의고 고아가 되어 친척들 손에 맡겨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범적인 모습으로 공부도 매우 열심히 했습니다. 이탈리아 전역에 흑사병이 번지면서 공포에 빠졌을 때 시에나에 있는 병원에서 흑사병 환자들을 돌보다가 병에 걸리기도 했던 그는, 수도회에 입회하여 서원을 하고 사제로 서품됩니다.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가로 살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당시에는 활동 설교가들이 있어, 본당 신부 대신에 그들이 돌아다니면서 설교를 했습니다(아! 저도 그때 본당 신부를 했더라면...).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힘이 없을 뿐만 아니라 듣기가 거북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설교가로 활동하며 살 수 있기를 희망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서 또한 성모님께 열심히 청했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던 어느 날에 하늘에서 신비로운 불길이 내려와 자신의 목을 훑고 지나가는 것을 경험했는데, 그 일이 있은 뒤부터 그의 목소리는 치유되었고 호소력 짙고 힘있는 목소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대중 설교가로 활동하면서 뛰어난 언변과 정열적인 설교로 사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사도 바오로”라는 영광스러운 칭호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강론을 할 때마다 빛나는 태양 그림의 중앙에 “JHS” 세 글자가 쓰인 팻말을 세워놓았으며, 예수님 이름에 대한 공경과 참회와 사랑의 실천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설교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고안한 “JHS” 알파벳 세 글자는 지금도 예수님을 상징하는 것으로 교회 안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 저의 형제자매 여러분, 어떤 신자들은 하느님이 답하지 않으신다며 ‘답답하다’하고 분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네가 지금은 무엇 때문에 힘들 것이고, 조금 지나면 이렇게 될 것이고, 그러니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하며 그것은 너에게 귀한 것을 주기 위해 너를 준비시키는 것이란다’하고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그것을 믿고 끝까지 살 수 있겠습니까? 섣부르게 “할 수 있습니다!”하고 대답할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에 많은 이들이 ‘그 중 어느 것은 좀 그렇습니다. 너무 과합니다. 무엇 하나는 못 지키겠습니다. 빼주십시오. 안 빼주시면 저도 안 합니다’하고 말할 것입니다. 우리는 감당하지도 못할 것을 못 받고 있다며 투덜거리고 있어 보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오늘 기억하는 베르나르디노 성인의 삶에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려울 때, 답답할 때 ‘답답함이 풀리지도 어려움이 사라지지도 않을’, ‘다녀와서 괜히 죄책감은 들어서 신부 앞에 우물쭈물 고해성사 달라고 해야 할’ 그런 곳에 다녀와야 하는지, 자신 안에서 이루시려는 주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고자 힘쓰며 성모님의 도움으로 열심히 기도하며 기다려야 하는지. 세상에서 산 날이 길다고 하느님 앞에서도 어른이 아닙니다. 우리가 감당할 만하면 그때 주님께서 ‘진리의 영’을 보내시어 깨닫게 해주실 것입니다.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