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민방공 대피 훈련 필요
실질적인 민방공 대피 훈련 필요
  • 최광조 기자
  • 승인 2023.06.17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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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잘못된 경계경보 발령으로 시민 혼란 초래
현행 경계경보 발령 체계 전면 재검토 및 보완 필요성 대두
오는 8월 대국민 민방공 대피훈련 전환에 대비하여 현대전에 걸맞는 실질적인 훈련 계획 수립 및 시행 필요
(행정안전부 민방공 훈련 홍보 포스터)
(행정안전부 민방공 훈련 홍보 포스터)

[영종뉴스 최광조 기자] 지난달 31일 새벽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 서울 지역에 사이렌이 울리고 경계경보 발령과 무작정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문자가 전파되어 많은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었다.

그동안 경계경보 발령도 없었던데다 앞뒤 상황 설명도 없이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느닷없는 문자 메시지는 서울 시민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이를 행정안전부와 서울시를 공격하는 호재로 활용하여 무의미한 비판만 제기했던 정치권의 행태는 그렇다 하더라도 민방공 경보발령 체계와 대피계획 전반에 대해 대대적으로 손을 보고 실질적인 민방공 훈련을 통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중립국 스위스는 전쟁이나 주변국 침략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별로 모든 국민이 대피할 수 있는 핵공격 방호 지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심지어 국민 스스로 개인의 주택 지하에 방공호를 갖추고 비상식량을 비축하는 있는 등 평소에 대비를 잘 하고 있기 때문에 평화롭고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전국적으로 17363개의 주민대피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정부에서 예산을 들여 갖춘 시설은 238개소, 기타 지자체 등 공공 대피시설은 17125개소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보더라도 모든 시민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시설(지하대피소 등)이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알고 있는 주민들이 별무한 실정이다. 지하대피소가 있다 하더라도 전 시민이 대피해서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생활할 수 있는 기능들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북한의 각종 미사일이 아니더라도 사정거리 40~60km 이상의 장사정포는 1시간에 최대 1만발을 수도권에 발사할 수 있는 위협으로 상존하고 있으며, 우리 인천지역도 당연히 사정권에 들고 있어 언제 어느 때 긴급한 상황이 발생해서 대피소를 이용해야 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방위기본법에 근거해 중앙관서장과 지자체장은 대피호 등 비상대피시설을 설치하고 소방과 방공 장비를 비치 및 정비하도록 되어 있고, ‘국민재난안전포털를 통해 지역별로 대피소를 조회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국민 몇 퍼센트가 포털을 관심 있게 확인하고 비상대피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

상시 북한의 포격에 노출되어 있는 백령도와 같이 주민들이 대피시설을 알고 비상시 즉시 대피할 수 있는 상황과는 다르게 자신이 거주하거나 일하고 있는 직장 주변에 민방공 대피소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국민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그동안 민방공훈련과 대비가 실질적으로 되지 않았고 대국민 홍보가 형식적이며 미흡했다는 결과이다.

그나마 이번 잘못된 경계경보 발령을 계기로 정부에서는 경계경보 시스템을 재정비하기로 하고, 재난문자는 경보 이유와 어디로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경보로 바꾸겠다 하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다행이라 생각된다.

오는 8월부터 민방위 훈련을 대국민 훈련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도 반갑다. 하지만 과거 코로나 전과 같이 형식적인 경보발령과 공무원과 학생 등 일부만 마지못해 참여하는 행태의 훈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평소 국민 모두가 실질적인 대피 훈련을 통해 정확한 대피 장소를 확인하고 행동요령을 습관화해서 유사시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실전적 훈련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며, 625 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과거의 방식을 재탕하는 것이 아닌 우크라이나 전쟁상황을 교훈삼아 우리나라 특성에 맞도록 현대전에 대비할 수 있는 민방공 경보 발령과 대피체계를 갖춰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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