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4월 12일 실시되는 제23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적으로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여야의 의석 경쟁에 관심이 집중되겠지만, 인천 영종구 주민들에게 이번 총선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바로 영종구가 독립된 국회의원 선거구를 가질 수 있느냐는 문제다.
2026년 7월 1일 영종구는 오랜 중구 시대를 마감하고 독립된 자치구로 출범했다. 행정구역은 달라졌지만 국회의원 선거구는 여전히 2024년 제22대 총선 당시의 중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 체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제 행정구역 개편에 걸맞은 국회의원 선거구 재편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 인구 14만 명에 접근한 영종구, 단독 선거구 가능성은
2026년 10월 말 기준 영종구의 주민등록 인구는 13만9,973명이다. 2024년 제22대 총선 당시 적용된 선거구 인구 하한선 13만6,600명을 넘어섰다.
단순히 인구만 비교하면 영종구가 하나의 독립된 국회의원 선거구로 검토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그러나 인구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단독 선거구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2028년 총선의 인구 상·하한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인천 전체에 배정되는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수와 인접 지역의 선거구 조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구 획정의 인구 기준일은 2027년 1월 31일이다. 앞으로 영종구의 인구 증가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도 중요한 변수다.
■ 영종구가 분리되면 강화·옹진은 어디로 가야 하나
영종구의 단독 선거구 신설은 영종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6년 10월 말 기준 강화군의 인구는 6만9,433명, 옹진군은 1만9,248명이다. 두 지역을 합쳐도 약 8만9천 명에 불과하다.
영종구가 독립하면 강화군과 옹진군을 다른 지역과 결합해야 하는 문제가 뒤따른다.
여기에 중구 내륙과 동구가 통합된 제물포구의 선거구 조정, 기존 미추홀구 선거구와의 관계까지 맞물리게 된다.
결국 2028년 총선의 선거구 재편은 영종구와 강화군, 옹진군뿐 아니라 인천 원도심의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강화군과 옹진군은 섬과 농어촌 지역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인구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지역 대표성이 약화되는 일이 발생해서도 안 된다.
인구 비례의 원칙과 지역 대표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다.
■ 공항도시 영종구, 독자적인 정치적 목소리가 필요한 이유
영종구는 단순한 주거도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자리하고 있으며 항공산업, 물류, 관광, 국제교류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의 일상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가득하다.
공항철도와 광역교통망 확충, 도로 통행료 문제, 의료시설 부족, 교육환경 개선, 공항경제권 활성화, 도시 기반시설 확충 등 중앙정부와 국회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동시에 국가 항공정책 및 수도권 발전계획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영종구의 정치적 대표성은 단순히 국회의원 한 명을 배출하느냐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지역의 고유한 정책 수요를 국회에서 얼마나 지속적이고 실질적으로 대변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선거구가 독립된다고 해서 지역 현안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의 역량과 책임성, 지방정부와의 협력 역시 중요하다.
■ 정치권의 이해관계보다 주민의 대표성이 우선이다
선거구 획정은 언제나 민감한 정치적 문제다.
어느 지역을 분리하고 어느 지역을 합치느냐에 따라 현역 국회의원의 정치적 기반과 정당별 선거 전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구는 정치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구 획정의 출발점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주민의 투표 가치와 지역 대표성에 있어야 한다.
영종구의 독립 선거구가 가능하다면 그 근거를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반대로 다른 지역과 통합해야 한다면 왜 그러한 선택이 필요한지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지역 주민을 배제한 채 정치권의 이해관계만으로 선거구가 결정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특히 인천의 행정구역이 대대적으로 개편된 만큼 기존 선거구를 관성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2028년 4월 12일, 영종구 주민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2028년 총선은 영종구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다.
누가 출마하고 어느 정당이 당선될 것인지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영종구 주민들이 어떤 선거구에서 누구를 대표자로 선택하게 될 것인지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독립 자치구라는 행정적 지위를 넘어 국회에서도 지역의 정책적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는 구조를 갖출 수 있을지 살펴야 한다.
정치권은 선거가 임박해서야 선거구 문제를 꺼낼 것이 아니라 인구 변화와 생활권, 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영종구 주민들도 선거구 획정을 단순한 정치권의 문제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행정구역의 독립이 지역 발전의 출발점이었다면, 2028년 총선은 영종구의 정치적 대표성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2028년 4월 12일.
국민의 선택에 앞서 영종구가 어떤 선거구로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인지.
이제 그 질문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