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세 개인데 기름값은 여전히 '섬 가격'…영종구 주민은 언제까지 비싸게 넣어야 하나

영종대교·인천대교·청라하늘대교까지 개통됐지만 인천 내륙보다 휘발유·경유 70~80원 비싸 경유 일부 주유소 간 최대 118원 차이…LPG도 영종 1,242원, 내륙 1,116원 교통·물류 접근성 개선됐는데 유류비 부담은 그대로…가격 형성 구조 공개하고 관계기관 실태조사 나서야

2026-11-05     우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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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인천 영종구가 육지와 연결되는 세 개의 해상교량을 갖추고도 여전히 인천 내륙보다 높은 기름값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에 이어 올해 청라하늘대교까지 개통되면서 물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지역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과거 영종도가 육지와 떨어진 섬이라는 이유로 유류 운송비 부담을 설명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달라진 교통 여건에 맞춰 가격 구조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 영종구 휘발유 평균 1,897원…인천 내륙보다 70원 이상 비싸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판매가격 정보를 활용한 11월 4일 지역별 집계에 따르면 영종구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96.8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서해구는 1,823.7원, 검단구는 1,817.2원으로 집계됐다. 영종구와 서해구는 73.1원, 검단구와는 79.6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경유도 마찬가지다. 영종구 평균은 1,883.8원인 반면 서해구는 1,804.9원으로, 리터당 78.9원 차이를 보였다.

5일 확인한 개별 주유소 가격에서도 격차는 뚜렷했다.

영종지역 일부 주유소의 경유 가격은 리터당 1,865~1,886원으로 표시됐다. 반면 인천 내륙의 대명에너지 청도2주유소는 1,768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의 가격 차이는 최대 118원이다. 50리터를 주유하면 5,900원, 같은 양을 한 달에 네 차례 주유하면 연간 28만3,2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물론 개별 주유소의 가격 차이가 영종구 전체의 평균 격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 평균과 실제 판매가격을 함께 살펴보면 영종지역 주민들이 내륙보다 높은 유류비를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 세 번째 다리까지 뚫렸는데…여전히 비싼 이유는 무엇인가

영종구의 교통 여건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에 이어 지난 1월 5일 청라하늘대교가 개통되면서 영종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도로 교량은 세 개로 늘어났다.

청라하늘대교는 개통 이후 통행량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 9월 18일 누적 통행량 1,000만 대를 돌파했다. 영종구와 인천 내륙 사이의 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런데도 영종지역의 기름값은 여전히 인천 내륙보다 높다.

유류 운송 과정에서 교량 통행료와 운송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교량이 세 개로 늘어나고 물류 이동 경로가 다양해진 상황에서 리터당 70~80원에 달하는 지역 평균 가격 차이가 지속되는 이유를 단순히 '섬 지역 특성'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공급가격, 운송비, 임대료, 인건비, 판매량, 영업이익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면 영종지역의 높은 가격에서 실제 유류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인가. 정유사의 공급가격은 내륙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 주유소 간 가격 경쟁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

이제는 이러한 질문에 구체적인 자료로 답해야 할 때다.

■ LPG도 영종 1,242원…인천 내륙보다 126원 높아

가격 격차는 휘발유와 경유에 그치지 않는다.

5일 확인한 LPG 충전소 가격 검색 화면에서 영종구 계동에너지 인천공항점의 자동차용 LPG 판매가격은 리터당 1,242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천 검단지역의 그린에너지와 금곡가스프라자는 1,116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표시됐다.

개별 충전소 간 가격 차이가 리터당 126원에 달하는 것이다.

LPG 차량이 50리터를 충전할 경우 6,300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LPG 충전시설은 일반 주유소보다 선택의 폭이 제한될 수 있어 시설 분포와 경쟁 여건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통 접근성이 개선됐음에도 휘발유와 경유, LPG에서 모두 높은 판매가격이 확인된다는 점은 영종지역 유류 유통구조 전반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 공항도시의 높은 유류비, 결국 주민과 근로자 몫

영종구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항공·물류·관광산업이 밀집한 공항도시다.

공항 근로자와 물류업 종사자, 택시·운송업계는 물론 일반 주민까지 자동차 이용이 일상화된 지역이다.

특히 대중교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일부 주거지역에서는 자가용 이용이 사실상 필수적인 생활수단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높은 기름값은 단순한 소비자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출퇴근 비용과 생계형 운송비, 자영업자의 영업비용 등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영종구 주민들이 저렴한 기름을 넣기 위해 내륙으로 이동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주유비를 아끼기 위해 이동하면서 오히려 시간과 연료를 추가로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주민들은 가까운 주유소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 관계기관은 무엇을 하고 있나…가격 격차 실태조사 필요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개별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단순히 가격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가격 책정이나 담합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격 결정의 자유와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 문제는 별개다.

영종구는 인천국제공항을 품은 국제도시이자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다. 주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관심 역시 그에 걸맞아야 한다.

인천시와 영종구는 한국석유공사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지역별 유류 판매가격과 공급·유통 조건을 비교하고, 영종지역의 높은 가격이 지속되는 원인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정유사 공급가격과 실제 운송비, 주유소의 판매량 및 경쟁 여건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한다면 높은 가격의 원인이 물류비인지, 운영비인지, 경쟁 부족 때문인지 보다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알뜰주유소 확대 가능성과 가격 비교 정보 제공, 주유소 간 건전한 경쟁을 활성화할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다리는 세 개, 기름값은 그대로…이제 설명이 필요하다

영종구는 더 이상 육지와 연결되는 교량 하나에 의존하는 고립된 섬이 아니다.

세 개의 해상교량을 통해 내륙과 연결되고, 세계적인 국제공항과 대규모 물류시설을 갖춘 공항경제권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그런데 주민들이 부담하는 기름값은 여전히 내륙보다 높다.

교량 건설과 교통망 확충이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활비 절감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 원인을 살펴보는 것은 당연하다.

물류 여건이 개선됐는데도 유류 판매가격의 격차가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민들은 언제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기름값을 감수해야 하는가.

다리는 세 개가 됐다. 이제는 영종구의 비싼 기름값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