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항공기획팀 최종혁 부장의 기고] “안티마카사르(Antimacassar)”를 아시나요?
[KM&I 항공기획팀 최종혁 부장의 기고] “안티마카사르(Antimacassar)”를 아시나요?
  • 우경원 기자
  • 승인 2023.02.14 2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공항 야경 (사진=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 야경 (사진=인천공항공사)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항공기나 열차, 또는 고속버스 등을 이용하다 보면 좌석 상단부에 그림과 같이 작은 천 등을 부착해 둔 것을 볼 수가 있다. 

누구든 ‘아… 머리가 닿는 좌석 부분에 때 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착해 두었구나…’라고 예상 해 볼 수 있었겠지만, 이 것은 언제, 어떻게 해서 사용되게 되었으며, 이름이 무엇일까 궁금해 해 보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작은 천 조각의 이름은 “안티마카사르(Antimacassar)”이며 흔히, 줄여서 “안티맥(Anti-Mac)”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럼 이 것의 이름은 왜 “안티마카사르”가 되었을까?

영어단어의 접두사인 “안티(Anti-)”는 주로 “방해하는”, “방지하는” 등의 반대의 뜻을 나타낸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럼 “마카사르(Macasar)가 무엇일까?” 하는 결론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마카사르(Macassar)”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스슬탄주의 항구 도시의 이름이다.

하지만 18세기~19세기 무렵 네델란드 동인도회사에 의해 해상무역이 활발하던 시절 마카사르로부터 서유럽으로 수입된 코코넛이나 야자유 등에 “일랑일랑(Ylang Ylang)” 꽃에서 채취한 천연 향료를 섞어서 만든 기름이 남자들의 머리카락과 수염 관리용으로 사용되면서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통치기에는 영국 남성들 사이에 일명 “마카사르 오일(Macassar Oil)”이라는 이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일종의 헤어 컨디셔너(요즘의 린스)인 셈이고, 우리네 어머님들 세대가 머릿결에 부드러움과 윤기를 더하기 위해 동백기름을 사용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갈 만한 부분이다. 
마카사르 오일과 같은 헤어 관리용 천연오일을 제품화한 사람은 프랑스의 향수업자인 “에두아르 피노(Edouard Pinaud)”라고 하며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천연오일과 향수를 섞은 “브릴리앙틴(Brilliantine)”이라는 헤어 및 수염 관리용 컨디셔너를 출시한 때 부터라고 한다.

 

 

 

 

 

 

피노와 브릴리앙틴이라는 이름은 “클럽맨 피노 브릴리앙틴 포마드(Clubman Brilliantine Pomade)”라는 제품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면 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마카사르 오일과 같은 천연 컨디셔너는 자칫 많이 발랐을 때에는 옷이나 바닥에 떨어지기가 쉬웠으며, 특히 의자에 앉았을 때는 머리가 닿는 상단부분이 오일에 의해 쉽게 젖거나 오염이 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이를 예방하기 위해 옷이나 의자 윗부분에 작은 천을 덧대어 “마카사르(Macassar) 오일”을 “방지(Anti-)” 했던 것이 지금까지 “안티마카사르(Antimacassar)”의 유래가 되었고, 단순히 부착하던 무지 천 위에 자수 등을 놓아 장식까지 하기 시작하면서 요즘에까지 의자나 소파의 장식소품이 된 것 같아도 보인다.

사실, 항공기 좌석에 부착되는 안티마카사르는 좌석(Seat) 제작업체가 좌석의 설계나 디자인을 위해 직접적으로 고려하는 항목은 아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항공사는 항공기 좌석을 통해 최대한 그들만의 CI (Corporate Identity)를 표현하고자 하며, 자수 및 다양한 색깔 등을 통해 회사와 좌석의 등급을 나타내기도 하며, 때로는 승객을 위한 광고에도 사용하기도 한다.

루프트한자 로고 

대한항공 클래스 구분 

제주항공 후면광고

이러한 안티마카사르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항공사와 상의해서 부착 방법을 정하고 – 주로 벨크로 테잎(Velcro Tape)을 이용해서 부착한다. - 벨크로 테잎을 헤드레스트 상단 드레스커버에 가봉하는 일은 좌석 제작업체가 수행하는 몫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꽃” 중에서)”
이제 항공기를 타거나, 고속버스, 철도 등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면 무심히 지나쳤던 그를 위해 살며시 그의 이름을 한번 불러 줘 보자.  “안티맥”. 그러면 그도 나에게로 와서 편안한 휴식을 위한 좌석이 되어 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