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대부분 “여성 첩보원이 존재했는지 전혀 몰랐다”
대학생 8명이 모여 여성 첩보원 기억하기 프로젝트 진행
2021년 6월26일 용유도 켈로부대 추모탑에서 추모제 예정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평소 ‘잊혀진 역사’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팀 Rabbidate은 지난 3월 KLO전우회를 찾아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여성 첩보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위해 희생한 그녀들의 이야기는 매우 안타까웠다. 첩보원이라는 이유로 그 존재가 오랜 기간 비밀로 유지되어야 했고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6.25 관련 역사 단체에 문의하거나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여성 첩보원의 존재를 아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초중고 역사 교과서도 샅샅이 훑어봤지만 여성 첩보원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학생 8명이 모여 ‘여성 첩보원 기억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들의 존재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여 사람들에게 영원히 잊혀선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켈로(KLO)는 1949년 미 극동군사령부가 극비리에 운영하던 한국인 첩보부대로 적진에 침투하여 첩보 수집 및 후방 교란 등 특수 임무를 수행했다. KLO 부대원들은 인천상륙작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반에는 남성 첩보원 위주로 운영되다가 적의 강력한 방첩 활동으로 적의 의심을 비교적 덜 받는 여성 첩보원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KLO 부대원 6,000여 명 중 20%가 여성 첩보원이었다. 여성 첩보원 출신 심용해씨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피란민 복장으로 적진에 들어가 병력 규모와 화기 배치 등 각종 정보를 머릿속에 넣어오는 게 임무였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열에 아홉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여성 첩보원에 대해 알리기로 결심한 8명의 대학생들은 Rabbidate이란 팀을 조직했다. KLO 소속 여성 첩보원의 암호명 ‘Rabbits’과 그날을 기억하자는 의미가 담긴 ‘Date’이 합쳐진 팀명이다. 이들은 ‘사단법인 우리역사바로알기’에 방문하여 여성 첩보원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안에 대해 모색했다. 그 결과 여성첩보원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하고 소책자를 제작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청년들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여성 첩보원 알리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직접 설명을 들은 최성민(41)씨는 “여성 첩보원의 존재는 처음 알게 됐다. 그녀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6월 30일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그녀들을 기억해 주세요”, KLO 소속 여성 첩보원’이란 프로젝트를 게시한다. 6.25전쟁 동안 조국을 위해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보여준 여성 첩보원을 담은 제품을 통해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이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함께 고민하고 디자인한 보자기 노트북 파우치와 팔찌, 엽서, 곱창밴드를 제작해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모금액은 여성 첩보원을 알리기 위한 활동과 소책자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다.
'여성 첩보원 기억하기 프로젝트'를 기획한 대학생 단체 Rabbidate 장재혁 대표는 "여성 첩보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이 같은 여성 첩보원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여성 첩보원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27일 용유도 캘로부대 추모탑에서 추도식이 예정됐다. 매년 추도식을 진행했던 유격백마부대전우회 (회장 최성룡)과 영종뉴스에서 올해도 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는 배준영국회의원등 지역 단체장등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