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12월 7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12월 7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 영종뉴스
  • 승인 2020.12.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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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으로 올라가 기와를 벗겨 내고, 평상에 누인 그 환자를 예수님 앞 한가운데로 내려보냈다.”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예전에 캐나다에 갔을 때 조금은 충격이었던 일이 떠오릅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버스에 오를 때나 지하철을 탈 때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인정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고, 충격적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장애인이 타고내릴 때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사람들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이 많아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반대로 시간 오래 걸린다고 화를 내고 ‘장애인이 뭐하러 나다니냐’며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쨌든 좋든 나쁘든 조금 다른 사람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었고 저는 이런 것에 익숙했는데, 캐나다 사람들은 신체가 불편하거나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자신들과 전혀 다르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사람이 가진 장애 자체가 세상을 살기 힘들게 할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세상 살기 힘들게 할까? 장애 자체도 어려움이 되긴 하겠지만, 볼 때마다 도와주겠다고 달려드는 사람들의 시선이며 본인 때문에 늦는다고 성화인 사람들의 불만과 욕들이 장애를 가진 이들을 더 힘들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시스템을 잘 구축해 놓고 다른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선진국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애인들이 성당에도 오기 힘들어합니다. 높은 문턱과 도움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무거운 문,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 심지어 어린 자녀들의 부모들은 어린 자녀에게 장애인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뭐라도 묻을까 걱정이 되는지... 그러나 장애인들과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려면 어릴 때부터 그들을 바라보는 특별한 눈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나 멀리할 사람이 아니라 자신과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야 하지요. 육체적으로나 심적 영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그들을 우리가 만나는 예수님께로 초대하기는커녕 오는 것마저도 불편해한다면 그곳은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가 아닙니다. 죄 없이 성당에 나온 사람이 어디 있으며, 아무 장애 없이 사는 사람이 요즘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하느님의 사랑 안에 저의 형제자매 여러분, 먼저 우리 자신부터 살펴보길 바랍니다. 우리 자신은 아프면 예수님 앞에 오는가? 우리가 오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오라 할 수는 없겠지요. 우리가 치유 받을 것을 믿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초대할 수야 없겠지요. 아픈 이를 초대하려면 먼저 우리 자신이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복음에 나온 중풍 병자들의 친구들처럼, 아픈 이를 주님 앞으로 모셔올 때 필요한 힘을 가질 수 있고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