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5월 8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5월 8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 우경원 기자
  • 승인 2020.05.09 1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잘 사는 법’이 무엇인지,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돈’이면 다 된다고 하지만, 그럼 돈이 많은 사람이 삶을 잘 사는 것인지, 돈이 많은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인지 물으면 또 ‘꼭 그렇지는 않다’라고 대답하지요. 사실 ‘잘 사는 법’과 ‘행복의 비결’을 몰라서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은 행복합니까?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이 왜 행복한지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행복한 사람이라서 행복할까요? 똑같은 상황 속에서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행복은 행복할 상황이 왔기 때문에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행복하려면 어느 정도의 조건은 있습니다. 마음에 걸릴 일이 없어야 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최근 N번방 사건으로 온통 난리가 났는데, 본 사람이 26만 명이라고 하지요. 거기 들어가서 본 사람들이 얼마나 떨고 있겠습니까? 또 그 중에서 결재까지 하고 본 사람들은 더 많이 떨고 있겠지요. 그러니 자살까지 하고 말지 않았습니까? 또한 용서하지 못했거나 용서하지 않아서 걸리는 마음도 없어야 합니다. 행복하려고 하는데 그 상대가 눈에 들어오면 편히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용서하지 않은 상태로, 용서를 빌지 않은 상태로 그 상대가 세상을 떠나기라도 하면, 그 마음 평생 마음에 남게 됩니다. 그러니 그가 가족이든 형제이든 친구이든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그럼 어느 정도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요.

구약의 지혜서에는 인생의 명쾌한 진리가 많이 담겨 있는데, 그 가운데 집회서는 행복에 대하여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행복한 사람들이니 분명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내 마음에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아홉 가지가 있는데 여기에 열 번째 것을 덧붙여 내 혀로 알린다. 자기 자식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사람과 살아서 원수들이 망하는 것을 보는 사람은 행복하다. 지각 있는 아내와 함께 사는 사람, 혀로 죄를 짓지 않는 사람, 자기보다 못한 자에게 종노릇하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 현명을 찾은 사람, 주의 깊게 듣는 청중에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지혜를 찾은 사람은 얼마나 위대한가! 그러나 주님을 경외하는 이보다 위대한 이는 없다. 주님을 경외함은 모든 것을 뛰어넘으니 주님을 경외하는 이를 누구와 비교할 수 있으랴? 주님을 경외함은 그분에 대한 사랑의 시작이요 믿음은 그분에 대한 의탁의 시작이다.”

신자분들이 저를 ‘신부’ 영어로 ‘father’라고 부르니, 여러분을 자식으로 치고, 원수들이 망하는 꼴은 제가 넘어지는 것도 많이 봤지만 범죄하지 않으려고 참고 견디고 침묵하는 것도 많이 봤으니 보았고, 교황님이나 주교님이 저보다 훨씬 잘나셨으니 제가 종노릇을 해도 괜찮고, 현명은 찾고 있고, 주의 깊게 듣는 여러분들 앞에서 맨날 이야기하고 있고, 지혜도 찾고 있는데... 저는 지각이 있든 없든 아내와 같이 살지만 않기 때문에, ‘그 하나가 부족하여 행복하지 않은 사람입니다.’하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지요. 하나 빼고는 다 가졌으니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세상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수많은 이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중 무엇 한두 개가 없다고 행복하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행복할 수 있는 이유가 이렇게나 많은데, 굳이 행복하지 않을 이유를 찾아서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말입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 저의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그런 어리석음을 보여서는 안 되겠습니다. 혹 자식이 없어 자식으로 인한 행복은 없다고 느끼신 분은 저를 자식이라 여기시고 조건을 충족시키십시오. 예수님이 우리의 아버지도 되고, 형님도 되고, 친구도 되시듯, 저도 우리 신자분들게 아무거나 막 됩니다. 그러나 친구는 부담스러워서 안 합니다. 우리들은 이미 행복합니다.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라 살아가는 우리들은 주어진 길을 충실히 걸어 진리를 발견하고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 양정환(대건안드레아)신부는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공항신도시에 있는 신공항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활동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