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4월 18일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4월 18일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 우경원 기자
  • 승인 2020.04.18 12: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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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환(안드레아)신부님
신공항성당 주임신부 양정환(안드레아)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로 인해서, 개미는 매우 부지런한 곤충으로 인식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 가운데 20-30%는 일을 안 하고 쉬고 있다는 것도 이미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쉬고 있는 개미들을 없애버리면, 열심히 일하던 개미들 가운데 또 그만큼의 개미들이 쉰다는 것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는 개미 한 마리 한 마리를 구분할 수 없어서 몰랐던 것이지만, 20-30%의 개미들이 게을러서 일은 안 하고 쉬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서로 교대해 가면서 일하고 쉬기를 반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기에는 쉬고 있던 그 개미들이 한참 뒤에도 또 그러고 있는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쉬다가 일하러 투입되고 일하다가 쉬는 무리에 들어오고를 반복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교대 근무’를 개미들도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참으로 놀랍지 않으십니까? 우리가 한 마리 한 마리 구분할 수 있었다면 아마도 한참 전에 알았을 개미들의 행동이지만, 우리가 보기에 다 똑같은 개미들이기에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입니다.

  세상에는 이해하기에 너무나 어렵고 믿기 힘든 일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아침에 산에 다녀왔는데, 아름답게 줄지어 핀 벚꽃들도 신비스럽고, 개구리인지 맹꽁이인지 모를 녀석들이 물속에서 깨어났다고 울어대는 소리도 희한하기만 합니다. 난로도 없이 겨울의 추위를 어떻게 이겨내고 다시 살아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것인지, 따듯한 잠바도 없이 어떻게 잠만 자고 다시 일어나 울어대고 있는지 말입니다.

  자연의 신비도 다 깨닫지를 못하니, 하느님의 신비를 이해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 아니 불가능한 일인 줄도 모릅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제자들조차도 주님 부활의 소식을 들어도 믿지 못했던 것이겠지요. 마리아 막달레나가 주님을 뵈었다고 전해도, 두 사람이 시골에 가다가 예수님께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다고 전해도 믿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몇 번이나 예고하며 알려주셨지만, 예수님의 부활이란 그만큼 믿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체험한,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난 제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로 변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올해는 부활 전례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성당에서 부활 전례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맞이하고 체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제자들처럼 변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 저의 형제자매 여러분, 이해할 수 없기에 우리는 그것을 ‘신비’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일을 전부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러나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그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제가 미사 중에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하고 말할 때, 여러분은 제 손에 들려진 성체를 바라보며 그 빵의 형상이 ‘예수님’이심을 알아보지 않습니까?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은 볼 수 없습니다. 믿는 이에게는 보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더 깊은 믿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 양정환(대건안드레아)신부는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공항신도시에 있는 신공항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활동 하고 있다.

인천 중구 신공항성당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인천 중구 신공항성당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신앙은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믿는 것이며, 그에 대한 보상은 믿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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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동 2020-04-18 17:07:02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