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4월 17일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4월 17일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 우경원 기자
  • 승인 2020.04.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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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환(안드레아)신부님
신공항성당 양정환(안드레아)신부님

어부였던 베드로가 고기를 잡으러 나가겠다는 말에 다른 제자들도 함께 가겠다고 따라나섰습니다. 토마스와 나타나엘,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과 다른 두 제자.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며 제자들을 부르실 때 가장 먼저 불림을 받은 베드로와 안드레아 그리고 조금 더 가시다가 부르신 야고보와 요한은 뱃사람이었습니다. 즉 토마스와 나타나엘과 다른 두 제자는 뱃일을 잘 하는 사람이었는지 알 수 없다 해도, 베드로가 어부였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야고보와 요한은 어부였는지는 몰라도 아버지를 따라 뱃일을 했던 경험이 분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밤새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다가와서 ‘뭘 좀 잡았느냐?’고 묻더니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지라고 할뿐더러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랍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아시며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분으로 믿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그분을 따르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을 오래 살아봐서, 뭔가 해본 경험이 있어서 마치 자신이 더 잘 아는 것처럼 하느님의 뜻을 무시합니다. “네가 가서 손을 내밀어라. 화를 도로 네 안에 넣어두고 온유함으로 맞서라. 그를 용서해 주어라. 험담을 입 밖으로 꺼내지 말고 침묵하여라.” 기도하면서 수십 번 듣고 머리로 생각했을 주님의 말씀을 정작 그 순간에는 잊어버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는 ‘제가 세상 살아보니 불쌍한 사람 도와줘 봐야 소용없더라고요. 사람 만나다 보니 화를 낼 때는 내야 합니다. 괜히 쉽게 용서해 줬다가 또 당합니다. 입이 근질근질해서 뒷담화라도 좀 해야 스트레스도 풀리고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하고 주님을 가르치려 드는 혹은 죄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으려 합니다. 아무리 많이 살았다 해도 ‘오늘’이라는 새날은 처음 살아보는 것이면서도 다 살아본 것처럼 얘기하려 하지요. 마치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 사도가 ‘내가 어부인데 당신이 뭘 안다고 끼어들어?’하고 말하는 것은 아닐런지요?
  하느님의 사랑 안에 저의 형제자매 여러분, 제자들이 주님의 말씀을 따른 뒤 어떻게 되었습니까?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주님을 따름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곧장 느낄 수는 없다 하더라도 주님의 은총이 우리에게 풍성히 내려집니다. 우리 안에 다 담을 수도 없을 만큼 말입니다. 우리는 그 은총 안에서 변화되고 점점 그리스도와 닮아가며 주님께서 누리시는 하늘나라의 영광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의 이끄심을 믿으십시오. 내가 ‘바보’처럼 보일지언정 주님을 따름이 자신에게 더 낫습니다. 눈에 보이는 손해를 볼지언정 주님의 은총을 얻음이 더 이익입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1코린 1,25)”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 양정환(대건안드레아)신부는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공항신도시에 있는 신공항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활동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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