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4월 14일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라뿌니!”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2020년 4월 14일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라뿌니!”
  • 우경원 기자
  • 승인 2020.04.14 0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정환(안드레아)신부님
양정환(안드레아)신부님

 

마리아는 텅 빈 무덤을 보고 슬퍼하고 있었습니다. 무덤 안을 들여다보니 하얀 옷을 입은 천사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비어있는 무덤과 천사들을 보고서도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여러 차례 말씀하셨지만, 그것은 인간의 사고를 뛰어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지금의 상황도 우리가 영화 속에서나 간접적으로 경험해 봤던 일입니다. 이 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반대로 인간의 코로나-19 사태를 편안히 바라보는 것들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것은 바로 자연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벚꽃은 예년보다 더 아름답게 피었다고들 말합니다. 날아다니는 새들을 여느 때보다 편안해 보이기도 합니다. 자연은 인간이 고통 중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웬일로 이렇게 살기 좋아졌는가!’하고 느끼고 있는 줄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이렇게 맑아진 하늘을 보고 이렇게 깨끗해진 공기를 느끼면서도, 지금이 지나가면 다시 맑아진 하늘이 뿌옇게 되도록 깨끗해진 공기가 탁해지도록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느끼라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마스크를 미리미리 각 가정마다 쌓아두어야 한다는 것? 옆 사람의 기침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피해야 한다는 것? 친한 사람과 악수를 하려 할 때도 그가 건강한 상태인지 아닌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 우리는 코로나-19가 지나가면 무엇을 바꾸게 될까요?

  교황님께서는 지금 이 상황의 원인이 인간의 자연 훼손에 의한 기후 변화에 있다고 말씀하셨고, 많은 학자들과 사람들도 이 의견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지나친 과욕으로 인해 훼손된 자연과, 소위 ‘지구촌’이라는 말은 쓰면서도 ‘문’을 걸어 잠그면 피해를 입지 않으리라는 헛된 망상으로 전세계는 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었고 겪는 중에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까요?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이들에게 이루어지는 일은 ‘변화’입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아무리 단식을 해도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그는 부활을 체험한 사람이라 할 수 없습니다. 기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 때문에 고통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코로나-19도 우리의 변화를 이끌고 있을 것입니다. 또 그대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지금보다도 더한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 저의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하신 주님을 목격한 마리아와 주님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의 삶이 완전히 변화된 것처럼, 우리도 이 불안하고 두려워 비참해지기까지 한 상황에서 주님 부활을 체험한다면 변화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삶에서 바뀌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은 무엇인지를 깊이 묵상하고 주님 부활의 은총으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 양정환(대건안드레아)신부는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공항신도시에 있는 신공항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활동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