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4월 12일 주님 부활 대축일 “말씀하신 대로 그분은 되살아나셨다. 와서 그분께서 누워 계셨던 곳을 보아라.”
[신공항 성당 양정환 대건안드레아 신부의 강론] 4월 12일 주님 부활 대축일 “말씀하신 대로 그분은 되살아나셨다. 와서 그분께서 누워 계셨던 곳을 보아라.”
  • 우경원 기자
  • 승인 2020.04.11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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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환(안드레아)신부님
양정환(안드레아)신부님

어느덧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순시기가 시작되기 전 주일부터 공동체 미사를 봉헌하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고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것 같은 기미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 부활의 기쁨을 느끼고 나누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희망을 갖지 못하는 때에 희망을 갖는 사람이 바로 신앙인이며, 그 희망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바로 신앙인입니다.

  지난 성 목요일 밤, 신자석의 불은 모두 꺼두고 제대쪽에도 최소한의 불만 켜두고 성전에서 홀로 미사를 봉헌하면서, 저는 주님 부활을 기다리고 있는 모든 이들의 마음만은 성전에 있음을 믿으며 외롭지만 씩씩하게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우리 신자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전처럼  모두 함께 모여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게 되리라 믿으며 우리 신자들을 지켜주십사고 주님께 청하였습니다.

우리는 성모님의 전구와 주님의 도우심으로 이 어려움도 분명히 극복해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은 비록, 성당 문은 열려 있으나, 공동체 미사의 문은 닫혀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교 교회의 문들이 전부 닫혔다는 것이 교회마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과 불안함에 힘들어하고 있는 이때가 ‘교회는 단순히 건물이 아니오, 교회의 성사들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해오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 시간 동안 가장 귀했던 마스크가 없다고 하는 이들에게 기꺼이 나눠주신 분들도 있고, 해외에서는 사재기로 마트에 화장지가 하나도 없을 때 문밖에서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화장지를 나눠주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국가와 이웃들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신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그는 반성해야 합니다. 또한 주님 부활의 은총으로 새로운 마음을 먹고 새로운 삶을 살 것임을 결심해야 할 것입니다.

  신자 여러분, 힘을 내십시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으십시오. 그분은 전능하신 분이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주님께 의탁하여 두려움과 불안함에서 벗어나십시오. 그분은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방법으로라도 우리를 다시 일으키실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 곁에 계시고 늘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또한 성당 문은 늘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지 오시어 성체 안에 계신 주님을 만나 뵙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권고합니다.(기회가 되는 대로 소독을 실시하고 청소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비록 공동체 미사는 못 하고 있지만, 주님을 잊거나 멀어져서는 안 됩니다. 되도록 자주 오시어 기도하시고 또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묵주기도와 여러 기도로 주님을 기억하고 그분 안에 머무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너무 당연하여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삶들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다시 함께 모여 주님께 찬미드리고 큰 목소리로 감사하며 서로의 기쁨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되돌아오기를 바라고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저도 늘 항상 우리 신공항 성당 신자분들을 위해, 우리 신자분들의 삶의 터전인 성당 관할 구역을 끊임없이 걸어 다니며 기도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 저의 형제자매 여러분, 천사는 제자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면 주님을 뵙게 되리라’고 전해줍니다. 갈릴래아는 제자들이 예수님과 가장 많이 지냈던 곳이고 가장 익숙한 곳입니다. 이는 예수님을 뵙기 위해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삶 안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 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삶 안에 이미 깊숙이 머물고 계십니다. 우리는 변화되는 삶으로 예수님을 초대하고 만나 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예수님의 부활의 은총과 기쁨이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그분이 존재하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그분을 만나고자 하는 사람은 그분이 존재하는 차원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분께서 머무시는 차원으로 들어가려면 그분의 일을 해야 합니다. 기도하는 삶으로 그분을 만나십시오. 희생하는 삶으로 그분을 만나십시오. 그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계십니다.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 양정환(대건안드레아)신부는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공항신도시에 있는 신공항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활동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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