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기사회생…文정부, 병주고 약주고
두산중공업 기사회생…文정부, 병주고 약주고
  • 우경원 기자
  • 승인 2020.03.28 2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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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7.6.19/뉴스1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두산중공업이 ‘기사회생’ 했다. 지난 27일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1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두산중공업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은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함과 동시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두산중공업에 병을 주고 약을 줬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 주기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두산중공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대기업인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부랴부랴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는 논리다.

◇ 탈원전 비판 시선 있지만 재무구조 부실은 복합적 이유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같은 비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으로 보인다. 불안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던 두산중공업이 세계 발전시황 악화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라는 카운터 펀치를 맞았다는 게 중립적인 해석이라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이 두산중공업을 힘들게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회사의 재무구조 악화를 오롯이 현 정부의 정책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회사인 두산건설 지원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택시장 침체기 이후에 분양을 추진한 ‘일산 위브 더 제니스’ 프로젝트에서 수조원의 타격을 입었다.

이후 대주주인 두산중공업, 그룹 지주사인 ㈜두산 등이 두산건설 지원을 위해 차입금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10여년간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에 지원한 자금은 2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은 이같은 두산그룹 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에 시달리며 회생에 실패했다.

두산중공업의 주력사업인 발전시장의 글로벌 침체도 찾아왔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수주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발전(석탄·원자력 발전 포함)부문 수주 잔액은 지난 2018년 13조4924억원에서 작년 3분기 기준 11조8183억원으로 12.4% 감소했다. 수주 잔고 감소는 세계 석탄화력 신규발주 시장의 위축과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27일 “세계 각국의 발전 수요 감소, 원전 발전 지연 등 세계적인 트렌드에 의해 영업상 어려움이 온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석탄화력발전소 신규발주 최종투자결정은 2013년 76GW(기가와트)에서 2018년 23GW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원자력·석탄화력 프로젝트 취소로 약 10조원 규모 수주 물량이 증발됐다.

 

 

두산중공업 수주잔고.(두산중공업 제공)© 뉴스1

 

 


◇원전 경쟁력 약화는 생각해 봐야 할 부분

한마디로 두산중공업이 현재 유동성 위기에 놓이게 된 배경은 복합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두산중공업의 원자력 관련 고급 인력 유출 우려는 문제로 지적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의 국가경쟁력 약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원자력 분야 글로벌 석학으로 2차례 과학기술처 장관을 역임한 정근모 전 장관은 최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 한국 원전 산업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한국의 원전 핵심 인력이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으면 경쟁 국가에서 러브콜이 들어올 것”이라며 “인력이 빠져나가는 것은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하나의 징조로 볼 수 있는 만큼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 정부는 국내서는 탈원전 정책을 펼치면서 해외 수출을 장려하고 있는데 이는 외국 바이어들에게 의문을 주는 지점”이라며 “자국의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수출을 시도한다는 점은 원전 수출에 취약점을 갖게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13일 창원 성산구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2020.3.1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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