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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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우석 기자
  • 승인 2018.07.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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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이야기

[영종뉴스 임우석 기자]  (태양) 이야기

한강의 황토물이 한 팔에 닿을 만큼 많이 불어서 달리는 길에서도 흙냄새가 느껴지는 오후에 성산대교를 향하여 차분하게 달리는 여름의 느지막한 오후가 정말 좋다.

그저께는 이 길에 물이 범람하여 갯벌을 남겨놓고 간 흔적으로 달리는 길을 상암동으로 변경하였다. 가양대교를 지나면서 한강을 내려 보았더니 씨앗을 뿌려놓은 황토밭에 이랑이 잘 정돈된 고운모습처럼 보였다. 다리를 지날 때는 모처럼 따스한 여름 오후의 햇살을 마음껏 받고 상암동 월드컵 공원 안내판을 지나면서 부터는 숲이 우거진 길옆에 그늘이 있어서 시원하게 달렸다. 큰 잔디밭 공원에서 파워에이드를 한 병 구입하여 갈증을 해소하고 하늘 공원 오르막길을 향하여 계속 달린다.

전망 좋은 곳에서 동서로 쭉 펼쳐진 한강을 바라보면서 전날 야근하던 업무의 쌓인 피로를 씻어버리고 음료를 한 모금 마신 뒤 내리막길을 지나 이번에는 노을공원 오르막길을 재미있게 올라간다. 골프장으로 조성된 곳이라서 여러 곳에 깃발이 보였지만 골프하는 사람은 없었다. 반대편으로 가니 캠핑장이 있고 그곳에 한강으로 내려가는 나무 계단을 통해 다시 강변북로 쪽의 자전거 도로를 달린다.

엘리베이터로 가양대교 북단에 올라서 강을 건너서 집으로 향한다. 2시간 30분 동안 차분하게 구경을 하면서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그리고 한강의 남쪽 북쪽의 길게 연결된 산책로를 달린 기분 좋은 오후였다. 염강길에 갯벌이 있었기에 상암동 코스를 즐겁게 달렸다.

성산대교 아래서 게토레이를 한 병 구입하여 마시며 선유도 연결교 아래를 지나 장미동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길에 석양에 펼쳐진 노을을 본다. 뭉게구름이 하늘가에 펼쳐져 있는데 벌겋게 물들은 모양이 방금 본 장미꽃잎 색상 같기도 하고 볼그레한 여인의 얼굴 같기도 한 하얀 하늘가의 석양을 고개를 살짝 들어서 바라본다.

저 뭉게구름이 더욱 아름답게 보여 오는 이유를 처음부터 알고 싶었던 것은 아닌데 문뜩 어찌 저렇게 멋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구름 뒤에서 태양이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때 작은 깨달음 이라고 할까?

그래 뭉게구름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뒤에서 태양이 멋진 모양으로 웃고 있어서였구나!’

일출이 우리에게 큰 희망을 주는 것은 숨어 있던 태양이 환한 모양으로 웃어주기 때문이구나!’

비록 장마철의 구름은 비를 연상하게 되어 후덥지근한 답답함을 연출하게 되는데 그 뒤에서 든든한 얼굴을 내밀면 저녁놀이 되어 그지없이 아름다운 석양이 되는 것이 자연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나도 자연 속에서 밝고 맑게 누군가를 비추어 주며 아름다운 시간 속에서 항상 머물고 싶다.

한강 달리기
한강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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