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박삼구 회장 나섰으나 사태 더욱 확산
[1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박삼구 회장 나섰으나 사태 더욱 확산
  • 이준호
  • 승인 2018.07.05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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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관리 대응 허술, 사건 원인 해명도 구체적인 수습 대책도 없이 책임지겠다는 사과만...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사태에 사과 발표를 하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사태에 사과 발표를 하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영종뉴스 이준호]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사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이 발생한지 4일째인 어제 (4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언론 앞에 나와 사과했다. 그러나 사태는 수습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아시아나 항공직원들은 내일(6일) 박삼구 회장의 갑질을 폭로하는 집회를 가지겠다고 발표했고 일부 주주들은 법무법인을 찾아 박삼구 회장과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하겠다고 나섰다.

사태가 커지자 박삼구 회장은 어제 오후 5시,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관 26층 대회의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로 숨진 협력사 대표와 유가족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현장에서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의 구체적인 설명과 누가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잘못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구체적인 수습 대책도 나오지 않았다. 기내식 대란이 어떻게 수습될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4일 오전부터 앞으로 중국과 일본으로 가는 국제선 전 노선을 노 밀로 운항한다고 밝혔지만 5일 부터 동남아권 비행편 전 노선에도 샌드위치 등 간편식만 제공하기로 했다. 기내식 없이 비행하는 '노 밀'운항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회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입장 발표에 사태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 앱에 박삼구 회장을 성토하는 글을 올리며 내일(6일)과 일요일(8일) 서울 광화문에서 박삼구 회장의 갑질과 비리를 폭로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내식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지내식 지연 공급 사태는 점점 확산되어 항공편 출발이 지연되고 급기야는 기내식이 아예 없이 운항하기에 이르렀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이번 기내식 대란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6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공급업체를 기존의 루프트한자 계열의 LSG스카이쉐프에서 하이난그룹 계열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와중에 기존 기내식 업체에게 계약 연장을 명분으로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갑질논란도 발생했다.

결국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꿔 1600억원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하이난 그룹과 함께 기내식 공급업체 게이트고메코리아를 공동설립했다.  그러나 게이트코메코리아는 공장 완공을 한 달 앞둔 지난 3월 25일 대형 화재가 나서 공장 건물 대부분이 소실됐다.

공장 재건축을 시도했지만 9월까지는 영업이 불가능해 7월부터 3개월 한시로 기내식 공급업체를 찾았다.  국내에서 기내식 공급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대한항공 케이터링, 샤프도앤코코리아, LSG스카이쉐프 세 곳이다. 

그러나 샤프도앤코코리아와 대한항공 케이터링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전체를 소화하지 못한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샤프도앤코코리아와 계약을 했고 샤프도앤코코리아는 4개 하청업체와 계약해서 기내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샤프도앤코코리아는 소규모 외국국적항공사에 기내식을 하루 3000인분 정도 공급해온 업체여서 아시아나항공 규모 하루 2만5000인분 기내식 공급 경험과 시스템이 없었다. 

샤프도앤코코리아가 평소보다 9배 이상의 기내식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결국 사단이 발생했다. 샤프도앤코코리아와 계약한 A업체의 사장이 공급물량을 제때 맞추지 못해 기내식이 공급되지 못한 채 출발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A업체의 사장이 지난 2일 자택인 인천시 서구 한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기 시작했다. 

샤프도앤코코리아와의 계약에서 아시아나항공은 공급이 30분 이상 지연되면 대금을 절반으로 깎는다는 조건을 걸어 갑질계약 논란도 일고 있다.

무엇보다도 오너이자 최종결정권자인 박삼구 회장의 위기관리 대응이 허술하여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기내식 대란이 발생한 지난 1일에  사건을 챙기지 않고 중국에 골프여행을 떠나서 직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뒤늦게 귀국하는 과정에서도 귀국환영 인력을 동원하기도 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삼구 회장은 숨진 A업체의 사장에 대한 배려와 위로의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박삼구 회장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4일 발인을 마친 A업체 사장의 장례식을 다녀온 한 협력업체 직원은 "LSG와 게이트고메, 샤프도앤코코리아의 근조화환은 있었지만 아시아나그룹의 근조화환은 보이지 않았고 아시아나그룹 관계자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4일 기자회견을 열면서도 구체적인 수습대책을 제시하지도 못한 채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불신만 더욱 확산시킨 결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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