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부의 신역학] 손 없는 날에 이사하라고요?
[백광부의 신역학] 손 없는 날에 이사하라고요?
  • 백광부
  • 승인 2018.07.04 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라이프니츠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라이프니츠

[영종뉴스 백광부] 역학은 우주 안과 우주 밖의 모든 것을 음양으로 설명한다. 역학을 하다 보면 역학이 보는 세상이 모두 이치에 맞고 합리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세상 안, 그리고 세상 밖은 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안이 없다. 

역학의 발상은 수학적이다. 수학자 라이프니츠는 음과 양의 기호를 이용해 개념과 논리적 추론을 대수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인간의 모든 논리적 추론은 사칙연산과 마찬가지의 의미에서 계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프니츠 생전에 음양으로 모든 사안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결실을 얻지 못한 채 수백년간 그 아이디어는 땅에 묻혔다가 19세기 논리 대수학자들에 의해 재시도되고 현대에 이르러 프레드 소머스가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역학이 수학과 관계 있다고 했는데, 전편의 칼럼에서 역학은 과학과 무관하다는 이야기와 역학이 수학적이라는 이야기는 모순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수학이 바로 과학이 되지는 않는다. 수학은 논리를 담보할 뿐이다. 

역학은 이렇게 수학적인 논리로 세상 만물을 설명하고 세상을 수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巫, 점보는 것)는 다르다. 무는 하늘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이다. 그곳에는 논리가 없다. 그리고 어떤 절대자를 전제한다.

무(巫)에서 절대자는 기독교의 절대자와 같지 않다.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하는 종교, 특히 기독교에서 무, 점치는 것을 멀리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역학을 멀리하는 것은 역학에 대한 오해로 인한 것이다. 

무당들은 자신의 말에 설득력을 더하려고 역학적인 용어를 헛되게 이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점치는 것 (巫)과 역학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역학은 부당한 비난을 받고 경원시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인천으로 이사를 하려고 있다.  사주팔자를 맹신하시는 노모께서 손없는 날에 이사를 해야 한다면서 꼭 확인하고 날을 잡으라 성화이시다.  손 없는 날은 역학과 무관하다. 민간에서 전승돼 온 일종의 무속 신앙이다.

손은 해코지하는 귀신이다. 손은 음력 1,2일에 동쪽, 3,4일에 남쪽, 5,6일에 서쪽, 7,8일에 북쪽에서 활동하다 음력 9,10,19,20,29,30일에는 하늘로 올라가고 없다고 한다.  손이 활동하는 날의 지역을 피해야 한다는 것인데

사주팔자 역학 30년을 수련한 아들이 아무리 역학적으로 수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손없는 날은 미신일 뿐이라고 설명해도 노모께서는 역술인들에게 돈을 줘가시며 손없는 날을 받아와서 그날을 피하라고 고집하신다.  

모정(母情), 사주팔자에서의 인수성(印綬星)은 그만큼 맹목적이고 아가페적이고 종교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손없는 날에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손없는 날의 이사비용이 10%정도 더 많지만 어머니의 뜻을 따를 수 밖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