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불법 어구에 망가지는 영종도 갯벌
[포커스] 불법 어구에 망가지는 영종도 갯벌
  • 이준호
  • 승인 2018.06.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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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영종도 갯벌을 초토화 시키는 칠게잡이용 불법 어구 (사진=인천녹색연합)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영종도 갯벌을 초토화 시키는 칠게잡이용 불법 어구 (사진=인천녹색연합)

칠게를 잡을 목적으로 설치된 불법 어구들이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인 영종도의 갯벌을 훼손하고 있지만 중구청은 손을 놓고 있다는 고발이 제기됐다.

인천녹색연합은 "수차례에 걸친 지적과 언론보도에도 인천 중구가 관할 구역인 영종도 용유해변에 방치된 불법 어구를 수거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해양생태계의보전 및 관리에관한 법률’ 등에 의거 지자체가 해양환경관리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직무유기죄에 해당한 만큼 중구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인천녹색연합은 영종도 용유해변 북측 일대에 방치된 불법 칠게잡이 PVC(폴리염화비닐) 어구들이 수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불법 어구는 지름 10~15cm, 길이 2~3m PVC 파이프로 제작됐으며 일부는 지름이 30cm가 넘는 파이프도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2015년에도 중구청이 영종도 갯벌의 불법어구 수거를 해태하고 있다는 문제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해양수산부에 요청해 '갯벌 칠게잡이 불법어구 수거대책'을 세우자 중구청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다.

당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국비 1억 2000만원을 들여 영종도 갯벌 1503hr 에서 불법 어구 70.92t을 철거했다. 

그러나 단속과 철거는 일시적인 효과로 그쳤다.  이후 중구청은 갯벌을 훼손하고 있는 불법 어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칠게잡이 꾼들이 몰려와서 칠게를 싹쓸이 해갔다.  

칠게 (사진=인천녹색연합)
칠게 (사진=인천녹색연합)

칠게는 구멍을 타고 파고드는 습성이 있다.  칠게잡이 꾼들은 이러한 칠게의 습성을 이용해 파이프를 설치하고 파이프 끝에 양동이와 그물망을 설치해 파이프를 파고드는 칠게가 양동이에 떨어지도록 해서 칠게를 남획한다.  이렇게 남획된 칠게는 시중에서 kg당 4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낙지잡이의 미끼 또는 식품의약품 키토산의 재료로 사용된다. 

칠게는  호주와 시베리아에 오가며 인천경기만 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조류 알락꼬리마도요의 가장 주요한 먹이다. 또 칠게는 갯벌에 구멍을 뚫어 갯벌의 조개나 미생물이 숨을 쉬게 함으로써 갯벌 생태계를 유지하는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칠게를 남획하면 결국 영종도의 갯벌이 썩어버려 생태계가 파괴되고 그 피해는 영종도 주민들이 고스란히 입게 된다.  

중구청 측은 "매년 불법 어구를 제거해왔으며 올해 영종도 공유수면 장애물 제거작업을 위해 1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만큼 1억원 예산 중 일부를 투입해 용유해변 일대 어구들을 수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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