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렬의 기고] 망가진 대의정치(代議政治) 이대로 둘 수 없다
[김정렬의 기고] 망가진 대의정치(代議政治) 이대로 둘 수 없다
  • 우경원 기자
  • 승인 2019.10.10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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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김정렬

매주 토요일이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서울 서초동에 소재한 검찰청사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수사권조정, 특수부폐지, 공수처 설치, 인권보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주변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정확한 군중의 숫자는 관계기관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어 알 수는 없지만, 예상 밖으로 많은 군중이 모인 것은 틀림이 없다.

또, 광화문 주변에서는 현 정부를 비판하고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종교계와 정당, 일반시민 등 대규모 군중이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태풍피해로 세상살이가 힘이 드는데 정치권에서는 세력과시를 위하여 ‘광장정치’를 이어가고 있으니 개탄스러울 뿐이다. 더욱 꼴불견스러운 것은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아전인수 격으로 군중의 숫자를 계산하고 있다. 5만 명에서 300만 명까지 숫자를 늘렸다 줄였다하면서 ‘고무줄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런 모습이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까. 국회에서 민의를 존중하여 법과 제도를 만들고 행정부에서는 만들어진 법과 제도에 따라 국정과제를 수행하면 개혁도 되고 민생도 안정될 텐데……. 이를 외면하고 이념과 진영의 논리에 함몰되어 있으니…… 정보통신이 발달한 최첨단의 시대에 살면서, 굳이 생업과 학업을 제쳐두고 도심의 교통을 마비시키고, 심지어 지방에서 수많은 버스까지 대절하여 광장으로 모여 목청을 높여야만 민의가 수렴되는지 의아스럽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민의에 의하여 선출된 정치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까.

우리나라는 대의정치를 하고 있다. 대의정치는 민주정치의 중요한 원리로 국민이 선출한 대표가 의회를 이루고 그들이 국민을 대신하여 국가의사를 의논하고 결정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대의정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다보니 비용도 많이 들고 절차도 번거로운 광장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나라가 남북으로 나뉘어 서로 싸우는 것도 고통스럽고 서러운데,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으로 나뉘어 남남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민생 및 개혁 법안들은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국회에서 잠을 자다 죽음에 이른다. ‘입법부(Lawmaker)’의 역할을 포기하고 ‘파법부(Lawbreaker)’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런 병리현상을 치료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망가진 대의정치’를 과감하게 수술대 위에 올려 놓아야한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 또, 자질이 없는 정치인들은 선거를 통해서 걸러내야 한다. ‘망가진 대의정치’를 이대로 방치하면 나라가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를 수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우리 유권자 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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