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희의 自由島市] 삼바 문제, 당국은 여론플레이 그만
[이중희의 自由島市] 삼바 문제, 당국은 여론플레이 그만
  • 영종뉴스
  • 승인 2018.06.08 0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사진 = 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사진 = 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운명을 가를 증권선물위원회의 첫 회의가 7일 오전 열렸다.

지난 5월 17일 감리위원회에서도 심의를 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까지 오게 됐다. 사안이 결정 나면 어느 한쪽은 어떻게든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한 데다 양쪽의 주장이 워낙에 팽팽해 증선위의 회의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대로 이렇다 할 결론 없이 회의를 마치고 오는 20일 제 2차 회의가 열린다.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 확실하다며 검찰 고발과 대표이사 해임, 과징금 60억 원 등 강력한 제재를 요청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금융당국에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이번 분식회계 사건의 최대 쟁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를 높인 것이 정당한 처리냐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앞두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를 부풀려 장부상 흑자를 만들어냈다고 보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은 장부상 흑자를 낸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도 문제 삼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그렇게 보는 근거는 2016년 11월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내다가 상장 전해인 2015년 1조9천억 원의 순이익을 낸 것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의도적인 지분가치 고평가 덕이며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시장가액(공정가액)으로 갑자기 변경한 데에 따른 결과로서 분식회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통상적인 회계처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달 감리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2015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판매승인을 획득해 기업가치가 급증했으며 이를 IFRS 회계기준에 따라 반영했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또,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로 지분확대가 예상되는 시점에 정당한 회계처리, 즉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정당한 회계처리로 자회사를 지분법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증선위에서는 대심제(對審制)로 심의한다. 대심제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 심의 과정에서 검사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동시에 출석해 논박을 벌이며 일반 재판처럼 심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대심제에 따라 양 당사자가 논박을 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은 어떻게 진행될까? 이번 분식회계 논란의 흐름을 보면 금감원의 공격과 삼성의 반박, 해명으로 돼 있다. 그리고 각자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금감원의 공격은 막연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회계조작을 했다는 의심에 따른 공격이다. 그 의심은 객관적으로 분명한 근거가 없고 정황밖에 없다. 즉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앞두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를 부풀려 장부상 흑자를 만들어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에 대해서는 오랜 연구기간 동안 적자를 보며 투자한 끝에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판매승인을 획득해 기업가치가 높아진 것이라는 점과 국제회계기준을 따른 통상적인 회계절차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제 삼성의 반론에 대해서 다시 금융감독원이 재반론을 펼쳐야 할 차례다. 이를테면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판매승인은 조작된 것이라고 재반론을 하든지 국제회계 기준은 그렇지 않다고 재반론을 하든지. 그런데 금융감독원은 원래의 주장만 계속 반복하고 있다.

대심제가 아닌 여론전에서는 계속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여론몰이를 지속할 수도 있지만 반론과 재반론, 재재반론을 통해 논박을 펼치게 되는 대심제 아래에서는 금융감독원은 이제 재반론을 해야 한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금융감독원이 명확한 결론이 나기 전에 언론에 분식회계를 단정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의) 사기라며 공개한 것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스스로 사안을 언론에 공개하지 말라고 해놓고 그 의무를 먼저 스스로 저버리며 언론에 분식회계라고 단정적으로 발표했다. 금감원이 언론에 공개한 지난 5월 1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나흘 만에 26% 급락했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8조5000억 원이 증발했다.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기업적대적인 여론을 조성해서 대기업 중심 시장구조를 바꾸려는 금융당국의 저의는 차치하고 그렇게 대기업을 규제하고 중소기업, 전통골목상인 자영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만들면 과연 국가경제와 민생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너무 적어서 문제가 되는 나라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10%가 되지 않는다. 대기업이 40%가량을 차지하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대기업이 적다. 그 결과 생산성이 떨어져 저녁있는 삶을 영위하기가 어렵다. 설령 대기업이 ‘갑질’을 한들 대기업이 많아지면 대기업들 사이의 경쟁에 의해서 저절로 ‘갑질’이 줄어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