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으로 나뉜 대학가…커뮤니티서 불붙은 '대표성' 논쟁
조국으로 나뉜 대학가…커뮤니티서 불붙은 '대표성' 논쟁
  • 우경원 기자
  • 승인 2019.08.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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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고려대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의 부정입학 의혹을 규명하라고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2019.8.23/뉴스1 © News1 정윤경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 관련 입시 특혜 의혹이 대학가로 퍼지며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1차 집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첫 집회의 창구 역할을 한 대학 커뮤니티의 주도권을 2차 집회에선 총학생회가 이어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대표성 논쟁이 일고 있다.

집회의 목적과 성격을 둘러싼 이견들도 하나둘 커지면서 학생들간의 의견 대립도 보이는 양상이다.

28일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따르면 처음 자발적으로 모인 학생들이 집행부를 꾸려 진행한 첫 번째 시위부터 총학생회가 2차 집회를 열겠다고 발표한 이후까지 총학생회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새로운 집행부가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고파스에서 모여 첫 집회를 주도한 '0823 집행부'는 첫 집회 이후 주도권을 총학생회에 인계했다. 하지만 총학생회가 2차 집회 개최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과정에서 '기다리지 못하겠다'며 새로운 집행부가 등장했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수요일 집회 집행부에 의문점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 이용자는 "'0823 집행부'의 떨리는 손에서 진정성을 봤고 총학으로 명분과 정통성을 이관한 판단을 존중했다"며 "그러한 진정성이 당신들에게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새로운 집행부는 28일 집회를 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나서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온 총학생회는 결국 27일 오후 11시55분쯤 30일에 2차 집회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해당 입장문에서 총학생회가 "공정한 입시제도 확립에 대한 목소리도 외치겠다"고 한 부분이 원래의 취지가 다르다는 비판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에 '0823 집행부'는 조 후보자 규탄이나 사퇴촉구 집회가 아닌 고려대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차원이라고 집회의 성격을 규정했지만, 첫 집회 이후에는 의견이 나뉜 상황이다. 현재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사퇴촉구를 외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과 "의혹이기 때문에 사퇴 구호를 외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 와중에 커뮤니티 자체를 비판하는 대자보도 등장했다. 차석호씨(경영학 12학번)는 고려대 후문에 '고파스는 고대가 아니다'라는 대자보를 붙이고 "당사자의 입장을 들으려 하지도 않으면서 무분별하게 의혹들만 늘어놓고 공인이 아닌 한 개인을 지목해 다수가 공격하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고려대(좌)와 서울대 내에 붙은 커뮤니티 비판 대자보. © 뉴스1

 

 


서울대의 경우도 고대와 비슷하다. 커뮤니티 '스누라이프'를 통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첫 번째 집회를 진행했고, 이후 총학생회에게 주도권을 넘겨 이날 저녁 두 번째 집회가 예고된 상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총학생회가 섣불리 집회 주도권을 넘겨받았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앞서 지난 27일 서울대 학생회관 앞 게시판에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내용의 대자보가 게재됐다. 게시자는 'K'라는 이름의 작성자는 더 큰 사회적 모순은 외면한 채 '선택적 정의'를 외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두 번째 집회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서울대에서는 학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총학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지난 23일 열린 1차 집회에는 총학이 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바 있다. 비판 끝에 서울대 총학은 26일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내고 28일 열리는 집회를 주최하겠다고 나섰지만, 전체 학생들의 여론도 아닌 커뮤니티로부터 성급하게 넘겨받았다는 것이다.

'K'는 "어떠한 학내 공론화 과정도 없이 인터넷상의 여론에 편승해 마치 그것이 전체 학생들의 여론인 양 호도하고 정당화해 집회를 개최하는 총학의 결정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아직 청문회가 열리지 않았는데도 성급하게 집회 주최를 결정한 총학생회장단의 진의에도 의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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