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희의 自由島市]  한국경제 낙관할 처지 아니다
[이중희의 自由島市]  한국경제 낙관할 처지 아니다
  • 이중희
  • 승인 2018.05.29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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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현황에 대해 저마다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정책 당국의 일부 극소수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를 내리지만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정부 정책 담당자 대부분은 별 문제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국은행도 한국이 건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면서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한다. 일부 대기업의 첨단산업 수출증가 덕에 경제성장률이 3%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잠재성장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이 어떤지 대외여건과 관련해서 한 번 정리해본다.

2017년 국가 총 채무가 671조 7048억원(추정치)이고 1인당 국가채무는 1300만원을 넘는다. 국가채무는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 급증세를 보였으며 국가 총 채무는 10년 전 309조원에서 220% 이상 늘었다.

가계부채 역시 1400조 (추정치)를 넘으면서 10년 전보다 100% 이상 늘었다.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만 부채의 질이 악성일 경우는 문제가 된다.

이번 정부 들어 가계대출 억제 및 대출총량규제 정책, 부동산대출 억제 정책을 수행한 결과 당연한 귀결로 전체적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났으며 특히 고금리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1금융권으로부터 밀려난 서민들이 고금리대출로 빠진 것이다. 지난 1분기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고금리 대출이 40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9.5%나 증가했다.

게다가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래 최악의 상황에 처했고 현정부 들어 분배 상황도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소득 최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크게 늘어난 반면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은 크게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5분위 배율’이 5.95배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분배 상황이 사상 최악으로 악화됐다.

이렇게 저성장과 가계부채의 질 악화, 국가채무의 급증,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실업난과 분배의 악화가 예사롭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 여건마저 악화되고 있다. 이른바 ‘신3고’다. 고금리, 고유가, 고달러(강달러)

2017년부터 글로벌 대호황을 이끌고 있는 미국은 경기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호경기에 완전고용 수준을 달리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를 0.25%p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1.50~1.75%가 되어 한국의 기준금리와 역전됐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것은 2007년 8월 이후 10년7개월만이다. 5월 현재 한국의 기준 금리는 연 1.50%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고 속도와 상승폭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가 완전고용 수준으로 매우 호조를 보이면서 연 4회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장 이번 6월 중 한 차례 0.25%p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다. 연준은 매년 순차적인 금리 인상 조치로 2020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3.25~3.50%까지 높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미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5월 들어 3%를 돌파했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12월 2.5%에서 2.7%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또 내년 성장전망치는 2.1%에서 2.4%로 0.3%포인트 높였다.

유가 오름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휘발유가격은 1570원대로 최근 3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외적으로 중국의 유류 소비 급증, 이란핵과 시리아사태로 인한 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유가 오름세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유가 오름세는 물가 상승세와 직결되어 기업과 가계에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 특히 현 정부의 확장적재정정책 기조에서 경제성장률 변동 대비 물가상승률 변동이 크면 정책 실패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유가 오름세는 매우 중대한 대외 여건이다.

달러도 고달러가 지속될 전망이다. 과거 석유패권과 연계된 기축통화 달러화의 위력이 올해 하반기부터 약화된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중국이 석유 대금을 그동안 달러화로 결제하다가 이제 위안화로 결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무역수지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강달러로 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현재 원화 통화도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라 강달러 현상은 크게 우려할 만한 요인은 아니나 앞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상대적으로 원화 약세(환율상승)상황이 올 수도 있다. 원화약세에 강달러 현상이 오면 환율 상승은 내수 위축과 외국 자본의 이탈을 가속화 할 수 있어 문제가 커진다.

이 같은 대외 여건의 ‘신3고’ 상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은 금리 오름세, 즉 한미금리 역전현상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들은 저성장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나라, 한국과 같은 나라들이다. 아르헨티나같은 경우 전임 사민주의 정권의 실정으로 현 마끄리 정부가 뒤처리에 고전하고 있다. 현명한 마끄리 대통령은 대외여건을 직시하고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한국은 이도 저도 아니다. 연준을 따라서 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경기가 더욱 악화되며 특히 악성 가계 부채를 가진 취약 계층이 무너지면서 사회 문제가 심각해진다. 그렇다고 금리를 그대로 놔두면 당장의 취약 계층이 무너지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자국의 외국 자본이 이탈해서 미국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치명적인 외환위기가 올 수도 있다.

이 같은 딜레마 속에서 지난 5월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상황 및 실업, 저성장 기조 때문에 금리를 올리기가 마뜩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경기 상황을 봐서 올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은은 고민을 해야 한다. 대외 여건에 관해서 로랜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자 하버드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재정적자로 만들어낸 일시적 경제 호조가 지나면 제로금리를 쓰든 그 무엇으로든 막을 수 없는 깊은 경제침체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서머스 교수는 특히 미국과 일부 선진국 홀로 호경기를 맞이 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비관적이라고 주장했다. 바로 미국과의 금리격차로 인한 신흥국의 자본 이탈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신3고는 현 정부의 확장적재정기조의 정책 아래에서 특히 국가부채의 증가 및 해외자본 이탈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가계부채도 문제가 되지만 가계부채는 최악의 경우에도 국내에서 ‘빚잔치’를 하면 해결되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경각심이 부족한 국가부채 문제는 자칫 해외 자본 이탈로 이어질 경우 국가 전체의 빈곤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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