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칼럼] 사람 잡는 폭염(暴炎)
[재난안전칼럼] 사람 잡는 폭염(暴炎)
  • 우경원 기자
  • 승인 2019.08.03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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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벌써부터 서울의 온도가 섭씨 36도를 기록하고 있다. 장마가 끝나지도 않은 7월인데 폭염특보가 내리는걸 보면 금년 여름도 예사롭지가 않다. 2018년 여름에는 폭염으로 온 국토가 펄펄 끓었다. 기상청은 기상 관측 111년 만에 최악의 폭염(extreme heat)이 한반도를 덮쳤다고 했다. 살인적인 폭염이라 불릴 만큼 무자비한 폭염에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고, 가축과 양식장 어패류는 떼죽음을 당했다. 기후학자들은 이런 폭염이 자주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기에 많은 나라에서는 폭염에 대한 특보를 내린다. 우리나라도 기상청에서 폭염 특보를 발표한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최고 섭씨 33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정도 지속될 때 내려지고,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진다. 우리는 폭염에 대해 의외로 무심하다. 폭염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무더위가 오고 있는 것을 예보했지만 살인적일 정도로 심각하다고 인식하지는 못했습니다. 더위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시신이 주택가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이 우리를 엄습했습니다.”
1995년 7월, 미국 시카고에 지옥과 같은 더위가 5일 동안 몰려와 7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당시 예보 책임관이 한 말이다. 기상재해 가운데 사람들 건강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폭염이다. 기상재해 통계를 보면 태풍이나 집중호우보다 폭염으로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

국내외 사례가 이를 증명하듯 한다.
1) 2015년 인도
2015년 6월말부터 섭씨 45도가 넘는 폭염으로 열사병이 확산되어 2,500여명이 사망했다. 이는 떠도는 숫자에 불과하다. 드러나지 않은 사망자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2) 1994년 일본
1994년 일본의 여름 날씨는 75일간 연속 30℃를 넘는 고온을 기록했다. 최고 기온은 39.1℃에 달했으며, 당시 고온으로 사망한 사람이 7월에는 655명, 8월에는 733명이었다. 특히 노약자들의 희생이 많았다.
3) 2003년 유럽
2003년 8월, 40℃를 웃도는 무더위가 유럽을 강타하여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8개국에서는 3만 5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대부분이 혼자 집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이었고, 단기간에 사망한 사람의 수가 너무 많아 병원이 수용하지 못하자 식당의 냉동 창고를 시체 안치실로 사용해야 할 정도였다.
4) 2018년 대한민국
'2018 폭염 보고서' 에 의하면 2018폭염은 대한민국 기준으로 20세기?최악의?폭염을 기록한 '94년도 폭염(3,384명이 사망했다는 설도 있었음)도 추월했다. 역대 40도 이상 온도가 7번 이었는데 6번이 2018에 나타났다고 한다. 전국 관측소 39개소 중 25개소 이상이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이러한 폭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뭘까. 
지구온난화라고 보는 쪽이 대세다. 그러나 대기 흐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우리나라는 폭염이 발생하는 원인을 두 가지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밀고 올라 올 때다.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오호츠크 해 고기압 사이에서 장마전선이 만들어진다.?두 고기압의 세력이 비슷하면 우리나라 부근에 장마전선이 형성되면서 장마가 지속된다. 그러나 7월 하순 경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오호츠크해고기압보다 강해지면 장마는 끝난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중국 동북지방까지 확장할 때 우리나라에는 강한 폭염이 찾아온다. 이러한 기압이 약 일주일 이상 유지되면 폭염도 지속된다. 
두 번째 경우가 지형적인 영향을 받을 때이다. 고기압권내에서 서풍이 강하게 불면 태백산맥 때문에 동해안지역으로 폭염이 발생한다. 태백산맥의 풍하측(기상학 용어로, 바람이 불어가는 쪽, 즉 바람이 산을 향해 불어 넘어간 산 뒷면 쪽)사면을 타고 불어내리는 바람에 의해 영동지방에 폭염이 발생한다.?높은 산을 넘어온 고온 건조한?바람이 부는 일종의?푄현상 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도 태백산맥을 경계로 푄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러한 폭염을 막을 수는 없을까.
2018폭염을 계기로?'가이아이론(지구를 환경과 생물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 즉 스스로 조절되는 하나의 생명체로 소개한 이론으로, 현재 지구상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인간의 환경파괴 문제 및?지구온난화?현상 등 인류의 생존과 직면한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을 지지하는 일부 학자들은 폭염을 막지 못한 인류의 잘못을 지적하며?인구 절벽을 받아 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매년마다 점점 버티기 힘들어질 정도로 거세지는 폭염에 대해서 그 원인인?지구온난화를 해소하려면, 결국?이산화탄소배출을 줄여야하고 그러려면 인구가 줄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으론 댐이나 저수지의 담수가 폭염과 이에 따른 가뭄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폭염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을 때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 주변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주변 건물 쪽에 비해 분수대 부분이 낮은 온도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댐이나 저수지가 있는 곳도 상대적으로 온도가 떨어지고 체감온도는 더 낮은걸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댐을 포함한 크고 작은 저수지가 1만8천여 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웃 일본은 20만개가 넘는다. 국토면적으로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에는 5만 여개의 저수지가 있어야 된다. 우리나라도 이미 아열대기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곳곳에 저수지를 만들어 미래에 닥칠 재난에 대비해야 된다. 폭염으로 인한 열 섬화 현상도 낮추고,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도 막고, 기후변화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일거삼득의 효과를 노려야 한다.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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