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희의 自由島市] 응답률 3%짜리 여론조사를 어떻게 볼까?
[이중희의 自由島市] 응답률 3%짜리 여론조사를 어떻게 볼까?
  • 이중희
  • 승인 2018.04.2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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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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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서치 뷰>의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70%가 나왔을 때, 해당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3.4%인 것을 두고 말이 많았다. 응답률이 10%도 안되는, 응답률이 겨우 3.4%에 불과한 여론조사가 무슨 신빙성을 가지냐는 항변이다.

응답률이 3.4%라서 믿을 수 없는 여론조사일까? 그렇지 않다.  그 뒤로도 여러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70%전후를 기록했다.  

'여론조사에 응답한 표본 수 / 여론조사 시도한 표본 수'를 '응답률'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표본 수가 1,000명이고 응답률이 10%라면 부재중일 때 통화한 것 까지 포함해 총통화를 시도한 수가 10,000명이라는 뜻이다.

이 때 시도한 표본 수에는 표본 대상자가 부재중일 때 전화 통화나 방문을 시도한 수까지 포함시킨다. - 응답률의 정의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미국 여론조사협회(AAPOR)의 응답률 표준정의"를 참조 바란다. 다양한 응답률이 있다-

즉, 여론조사를 할 때 전화를 하면 '부재중'등 실제로 통화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최소 60%정도는 나온다. 총통화 수에서 부재중 등 연결불가능 수를 제외시킨 순응답률은 응답률보다 그만큼 더 높다.

즉 10,000명에게 여론조사를 위해 통화를 시도하면 대략 4,000명 정도가 통화 연결이 된다. 여기서 다시 3,000명 정도는 이런 저런 이유로 여론조사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1,000명 정도가 응답을 하고, 최종적으로 표본수 1,000에 응답률 10%정도로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답변을 거부하는 피조사자는 여론조사 내용이나 방법에 대해 불만이나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보아서 여론조사를 할 때 응답률은 여론조사 표본의 대표성( Representativeness)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과거, 선진국의 경우는 응답률이 30%를 밑돌면 표본의 대표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보아서 여론조사 결과 자체를 공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응답률이 낮다고 여론조사를 공표하지 않은 것은 자율적인 규범이었다. 그러나 이 때 응답률이 낮다고 해서 여론조사 결과를 전적으로 불신한다는 뜻이 아니다. 응답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응답률이 30%를 밑돌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관행은 옛날 이야기다. 요즘은 선진국의 경우도 여론조사를 하면 응답률은 평균 10%를 넘기가 어렵다. 이것은 집전화로 조사할 때도 그렇고 모바일(핸드폰)으로 조사해도 마찬가지다. 모두 평균 9%정도가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여론조사회사 중 하나인 미국의 여론조사회사 <퓨 리서치>의 최근 여론조사의 응답률 평균은 9%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퓨 리서치>의 조사결과는 신뢰도가 매우 높다. <퓨 리서치> 내부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률의 높고 낮음은 여론조사 결과의 정확도와 무관하다고 한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선진국(미국)의 경우에도 거의 대부분의 여론조사 응답률 평균이 10%미만이다. 즉, 응답률이 아주 낮게 나오는 것, 그리고 응답률이 낮아도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요즘의 여론조사 트랜드이고 아예 응답률을 무시해도 사실 신뢰도에는 별차이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현대 여론조사에서 응답률이 저조한 현상 (10%미만이 대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문과 리포트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론조사 응답률 10%미만은 기본으로 깔고 여론 조사 결과를 받아들인다.

Assessing the Representativeness of Public Opinion Surveys - Andrew Kohut, Scott Keeter
Polling matters - Frank Newport

이런 여론조사의 세계적인 최신 트랜드에 비춰볼 때 응답률 10%를 상회하는 경우가 꽤 나오는 우리 나라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선진국에 비하면 오히려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여론조사에서 응답율이 떨어지면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보아 2007년 8월부터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표본추출방법 외에 '응답률'까지도 반드시 공표하도록 응답률 공표를 의무사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를 따르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 공표에 대해서 특별히 제재를 가하지 않아서 사실상 권고사항이 되어버렸고 선관위는 2015년에는 응답률에 대한 규제를 없애버렸다.

응답률이라는 것이 '표본 수 / 총통화시도 수'이기 때문에 응답률이 낮다는 것으로 바로 여론조사의 대표성에 대한 신뢰를 부정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다만, '이왕이면' 여론조사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많아서 응답을 하면 '좋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복잡해지며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더더욱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게 되면서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앞으로 오를 가망도 거의 없다. 그래서 요즘 여론조사는 낮은 응답률을 기본으로 전제하고 시도된다.

여론조사의 신뢰를 높이려면 응답률을 볼 것이 아니라 표본추출방법의 합리성과 객관성을 봐야 한다. 이는 밖에서 보기는 어렵다. 여론조사의뢰 기관과 여론조사 기관의 독립 관계도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판정하는 데에 중요하게 고려된다. 지지난 대선에서는 보다 다수의 의뢰기관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가 편차가 적었다는 서울대 박 모교수의 연구가 있었다. 이점은 한국의 여론조사가 아직은 표본추출방법의 합리성과 객관성을 발전 시킬 여지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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